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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기 26장] 고난으로 하나님을 되찾는다

욥기 25장에서 빌닷은 하나님을 <추상적이고 멀리 계시는 분>으로 여긴다. 그 결과 그는 욥을 빙자하여 무가치한 인생, 곧 “구더기 같은 사람, 벌레 같은 인생”이라고 토로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이야기이다(25:6절).


빛이신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진 존재는 당연히 그 분의 후광을 덧입을 수 없다. 그 뿐 아니라 추상적으로 하나님을 믿고 상대하다보면, 그런 신앙은 매우 형식적이고 제도적이며 말씀마저도 희미하게 들린다. 그래서 삶의 가치가 현저히 추락한다. 반면, 고난 중에서 하나님을 가까이 하면 할수록 신앙의 내용은 구체적이고 세밀해지며, 말씀이 청명하게 들리고 보여서 나날이 존귀한 인생으로 바뀐다.


욥기 26장에서 욥이 바로 그러했다. 욥은 앞선 25장의 빌닷과는 천양지차(天壤之差)이다(6~10절 쉬운 성경). “하나님 앞에서는 죽음도 드러나며 멸망도 숨길 수 없어. 그분은 북쪽 하늘을 허공에 펼쳐 놓으시고, 지구를 공중에 매달아 놓으셨네. 그는 물을 구름 속에 넣으시고 무게 때문에 구름이 터지지 않도록 하시며, 구름으로 보름달을 가려서 희미하게 만드시는 분이지. 빛과 어둠을 구분하도록 수면에 경계선을 그어 두셨네.”

신학자 칼빈은 ‘자연’을 일컬어 <하나님의 말씀을 보게 하는 안경>과 같다고 표현하였다. 즉 하나님은 자연의 섭리를 통해서 말씀을 보다 더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드러내시며 보여주신다는 의미이다. 지금 욥은 자연 속에서 활동하시는 그 하나님을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살피며, 하나님을 매 순간 가까이에서 느끼고 있다. 그래서 그의 신앙은 매우 실제적이고, 구체적이며, 섬세하다. 욥과 빌닷이 다른 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뒤따르는 욥의 말을 계속 들어보자(11~14절). “그가 꾸짖으시니 하늘 기둥들이 흔들리고 두려워 떠네. 그의 권능으로 바다를 잠잠케 하시고, 지혜로써 괴물을 산산조각 내셨지. 그의 호흡으로 하늘이 맑게 개이고, 그의 손으로 날쌔게 움직이는 뱀을 찌르셨네. 보게나, 이런 것들은 그분이 하시는 일들의 시작일 뿐이야. 우리가 그분의 말씀을 얼마나 희미하게 듣는지. 그분의 힘 있는 천둥소리를 누가 감히 이해할 수 있겠는가?”


욥은 “우리가 그분의 말씀을 얼마나 희미하게 듣는지”라고 충고한다. 좁게는 빌닷을 가리키고, 넓게는 우리 모두를 향한다. 욥도 처음에는 빌닷과 같이 “희미하고 추상적이며 멀리계신 하나님”을 상대하였다. 그러나 과거에 희미하게 들리던 그 말씀이 어느 순간 욥에게 너무나 구체적이고 청명하게 들리기 시작하였다. 무엇 때문일까? 빌닷에게 없는 뭔가가 욥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고난으로 인하여 희미한 말씀이 구체적인 메시지로, 곧 ‘로고스’가 ‘레마’로 들리게 된다. 이것은 고난이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24장 묵상글에도 이미 언급하였듯이, C. S. 루이스가 말한 대로 고난은 "하나님의 확성기"이다. 고난당하기 전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심상하게 여기다가 고난을 당하게 되면 정신을 차리고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하나님의 말씀을 경청하면서 하나님의 진리를 깨닫는다. 영국 시인 바이론(Byron)이 말한 대로 고난은 “진리로 가는 길”이다.


다윗도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고 고백한다(시 119:71; 전 7:13-14). 수필가, 소설가, 역사가였던 워싱턴 어빙(Washingtom Irving)은 이런 말을 한다. “사람의 마음에는 하늘의 불꽃이 있다. 그 불꽃이 번영의 대낮에는 보이지 않지만 역경의 캄캄한 밤에는 환하게 비친다.” 하나님은 역경의 고난을 통해서 우리 속에 들어 있는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을 드러내고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불꽃으로 환한 빛을 내신다.


욥은 고난을 겪으면서 하나님을 새롭게 경험한다. 결국 고난을 끝까지 이수한 욥은 귀뿐 아니라 눈으로 하나님을 뵙는다(욥 42:5절).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


고난은 잃어버린 하나님을 되찾아 준다. 희미하던 말씀도 청명하게 들리게 한다. 귀로 들리던 말씀을 눈으로 보게 한다. 그렇다! 고난으로 하나님을 다시 회복한다. 참 감사하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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