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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기 10장] 고난 덕분에 무능(無能)이 전능(全能)을 덧입는다.

욥기 9장과 10장은 욥의 두 번째 발언에 속한다. 그런데 9장을 거친 후, 10장에 접어들면서 욥의 변화는 현저하다. 9장에서 그는 하나님과의 변론을 위해서 중보자를 구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중보자 없이는 도저히 하나님과 변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욥이 10장에 와서는 180도 달라진다. 그는 중보자 없이도 하나님을 상대하고, 용기 있는 질문들을 거침없이 던지고 있다(10:1~6절).


[내 영혼이 살기에 곤비하니 내 불평을 토로하고 내 마음이 괴로운 대로 말하리라 내가 하나님께 아뢰오리니 나를 정죄하지 마시옵고 무슨 까닭으로 나와 더불어 변론하시는지 내게 알게 하옵소서 주께서 주의 손으로 지으신 것을 학대하시며 멸시하시고 악인의 꾀에 빛을 비추시기를 선히 여기시나이까 주께도 육신의 눈이 있나이까 주께서 사람처럼 보시나이까 주의 날이 어찌 사람의 날과 같으며 주의 해가 어찌 인생의 해와 같기로 나의 허물을 찾으시며 나의 죄를 들추어내시나이까]


전능하신 하나님을 상대하고 있는 욥은 지금 용기백배다. 욥의 이 용기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그것은 9장을 거치면서 더 깊어지고 더 무거워진 고난 덕분이다. 그 고난은 욥을 점점 더 무능하게 하였다. 이렇게 자신의 무능을 영혼의 밑바닥까지 드러낸 욥은 놀랍게도 그때부터 전능을 상대하기 시작한다. 고난은 욥을 바닥으로 내던졌으나 그 바닥이 오히려 전능자의 품이었다. 이는 고난의 아이러니이다. 즉 무능이 고난으로 말미암아 용기를 얻어 전능을 담대히 상대하게 된다.

<앙드레 루프>라는 수도자는 이런 말을 하였다: “모든 형태의 참된 자기 수련은 수도자로 하여금 자신의 완전한 무력함을 체험하게 한다. 그는 자신을 수련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지닌 힘들이 완전히 부서져 주저앉는 것을 체험하며 자신의 극단적인 연약함에 직면하게 된다. 그는 그러한 수련을 통해서 조금도 더 나아가지 않는 자신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자신이 완전히 부서지는 체험을 하게 된다. 그와 함께 자신이 완벽하게 설계한 이상적인 계획들이 무너지는 것을 체험한다. 완전히 부서져 내려앉아 완전한 무력감 속에 놓인 그 안에 비로소 하나님께서 들어오셔서 모든 것을 넘겨받으시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 수련은 완전히 부서진 그를 그 자신의 무능과 주님의 전능에로 인도하는 하나의 기적으로, 그것도 지속적으로 작용하는 기적으로 변하게 된다. 성령은 우리가 얻어맞아 완전히 부서질 때, 곧 우리 스스로를 쌓아올린 담들, 거성들, 업적들이 부서져 무너질 때,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게 된다.”


욥은 고난을 겪으면서 지금까지 쌓아올린 모든 생이 허물어짐을 경험하였다. 그 출발은 실패와 상처와 포기와 좌절과 완전한 부서짐을 경험하는 자기 부인(self denial)의 현장이었다. 그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그 동안 이론에만 국한된 하나님을 이제는 직접 대면하여 수많은 불평과 질문과 원망을 통해서 더 깊은 차원에서의 하나님을 경험하며, 드디어 완전한 자아의 부서짐과 항복함을 통해서 성령의 전능하신 치유와 회복으로 조금씩 나아가기 시작한다. 욥의 고난은 ‘머리의 하나님’이 ‘가슴의 하나님’이 되게 한다. 그러는 중에 자신의 이해의 범주가 점차로 확장되면서 하나님과 자신과 이웃을 더 깊이 알아가게 된다. 그렇다! 고난은 결코 손해가 아니다. 왜냐하면 고난은 ‘무능’을 들춰냄과 동시에 ‘전능’을 덧입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머리의 하나님’이 아니라 ‘가슴의 하나님’을 만나게 하기 때문이다.


주님, 고난의 유익을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난 속에서 철저하게 부서지고 깨지며 무능함을 봅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비로소 전능을 덧입습니다. 고난 덕분에 머리로 알던 하나님을 가슴으로 믿게 하셨습니다. 무능 안에 전능을 부어주셨습니다. 그래서 더 성장하고, 더 성숙하게 이끄십니다. 고난을 주신 주님께 감사합니다. 십자가에서 무능하게 고난 받으신 후 생명과 부활의 권능을 덧입으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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