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하 17장] 북이스라엘 멸망 원인: 황금 송아지의 신앙

열왕기하 17장은 북이스라엘의 멸망에 관하여 심도 있게 다룹니다. 북이스라엘은 여로보암 1세를 비롯한 19명의 다양한 왕들이 210년간의 긴 통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 기간 동안 그 곳에서 엘리야, 엘리사, 미가야, 아모스, 호세아, 요나 같은 위대한 선지자들이 활동했던 왕성한 예언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근거해 볼 때, 북이스라엘이 멸망한 것은 시간과 경험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예언의 말씀이 빈곤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멸망의 근본 원인은 그들이 하나님을 떠났기 때문입니다(7~8, 13~14절). [이 일은 이스라엘 자손이 자기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사 애굽의 왕 바로의 손에서 벗어나게 하신 그 하나님 여호와께 죄를 범하고 또 다른 신들을 경외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쫓아내신 이방 사람의 규례와 이스라엘 여러 왕이 세운 율례를 행하였음이라... 여호와께서 각 선지자와 각 선견자를 통하여 이스라엘과 유다에게 지정하여 이르시기를 너희는 돌이켜 너희 악한 길에서 떠나 나의 명령과 율례를 지키되 내가 너희 조상들에게 명령하고 또 내 종 선지자들을 통하여 너희에게 전한 모든 율법대로 행하라 하셨으나 그들이 듣지 아니하고...]

열왕기 저자는 북이스라엘 건국부터 멸망까지, 그들이 왜 하나님을 떠나게 되었는지에 관한 감춰진 원인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애굽의 황금 송아지 숭배>때문입니다.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북이스라엘의 초대 임금인 여로보암의 행적은 이러합니다(왕상 11:40, 12:28~30절). [이러므로 솔로몬이 여로보암을 죽이려 하매 여로보암이 일어나 애굽으로 도망하여 애굽 왕 시삭에게 이르러 솔로몬이 죽기까지 애굽에 있으니라... 이에 계획하고 두 금송아지를 만들고 무리에게 말하기를 너희가 다시는 예루살렘에 올라갈 것이 없도다 이스라엘아 이는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올린 너희의 신들이라 하고 하나는 벧엘에 두고 하나는 단에 둔지라 이 일이 죄가 되었으니.]

즉 처음부터 애굽의 두 마리 황금 송아지와 함께 북이스라엘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북이스라엘의 마지막 왕 호세아의 행적을 살펴보면(왕하 17:1~6절). [유다의 왕 아하스 제십이년에 엘라의 아들 호세아가 사마리아에서 이스라엘 왕이 되어 구 년간 다스리며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악을 행하였으나 다만 그 전 이스라엘 여러 왕들과 같이 하지는 아니하였더라 앗수르의 왕 살만에셀이 올라오니 호세아가 그에게 종이 되어 조공을 드리더니 그가 애굽의 왕 소에게 사자들을 보내고 해마다 하던 대로 앗수르 왕에게 조공을 드리지 아니하매 앗수르 왕이 호세아가 배반함을 보고 그를 옥에 감금하여 두고 앗수르 왕이 올라와 그 온 땅에 두루다니고 사마리아로 올라와 그 곳을 삼 년간 에워쌌더라 호세아 제구년에 앗수르 왕이 사마리아를 점령하고...]

이처럼 호세아 왕 역시 애굽과의 모종의 협약을 체결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정치적인 협약 속에는 과거부터 유유히 흘러왔던 애굽의 황금 송아지 숭배 신앙이 토대가 되었던 것입니다.

한편, 이스라엘에서 애굽의 황금 송아지의 첫 유래는 이러합니다(출 32:4절). [아론이 그들의 손에서 금 고리를 받아 부어서 조각칼로 새겨 송아지 형상을 만드니 그들이 말하되 이스라엘아 이는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너희의 신이로다 하는지라.]

출애굽하여 광야 여정기간 동안 모세가 40일간 십계명을 받기 위해 시내산에 머물렀을 때, 백성들의 부축임에 못 이겨서 아론은 애굽의 금송아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외쳤습니다: “이스라엘아! 이 신이 너희를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낸 너희의 신이다!” 즉 출애굽 백성들에게 하나님과 맞서는 라이벌(rival)은 다름 아닌 <황금 송아지>였던 것입니다.

과학이 발전한 지금, 자녀를 불태우는 몰렉 인신 제사나 성적인 관계를 통한 바알 아세라 숭배는 시대적으로 진부(陳腐)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애굽의 황금 송아지 숭배는 지금 현재까지도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크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라고 했던 바울의 말처럼, 황금 송아지로부터 파생된 모든 악들이 결국 북이스라엘을 멸망하게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 언급하신 <두 주인>중에서 하나님과 견줄만한 또 다른 주인이 황금 송아지라면, 그리스도인의 삶과 교회는 그것으로 파생된 모든 악으로 말미암아 좌초(坐礁)될 수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루의 시작을 오직 하나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과 시작하고, 하루의 끝마침도 황금 송아지가 아닌, 우리 주님과 함께 해야 합니다. 시종일관 우리의 마음을 헤집고 들어오려는 황금 송아지의 유혹을 경계하고, 욕심과 탐욕을 이겨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과감하게 발로 짓밟아버리고, 하나님을 향하여 우뚝 설 때, 주님의 나라와 의가 온전히 자리 잡게 될 것이며, 우리의 인생도 우뚝 서게 될 것입니다.

주님! 두 주인 중에서 오직 하나님만을 섬기게 하소서. 우리의 참 주인이 되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