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 18(A)장] 여호와의 종(오바댜)의 정체성: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
- Dana Park

- May 13, 2021
- 2 min read
비가 없이 삼년의 시간이 흘러 이스라엘 전역은 물론이거니와 아합 왕이 몸담았던 사마리아까지 심한 기근이 몰려온 시점, 하나님의 말씀이 드디어 엘리야에게 임한 때에 갑작스럽게 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열왕기 저자는 의도적으로 엘리야와 아합 사이에 이 사람을 배치시키고, 또한 아합의 아내인 이세벨의 행위와 이 사람의 행위를 대조시키기도 합니다. 그는 바로 <여호와의 종>이라는 이름의 뜻을 가진 <오바댜>입니다(3~4절). [아합이 왕궁 맡은 자 오바댜를 불렀으니 이 오바댜는 여호와를 지극히 경외하는 자라 이세벨이 여호와의 선지자들을 멸할 때에 오바댜가 선지자 백 명을 가지고 오십 명씩 굴에 숨기고 떡과 물을 먹였더라.]
열왕기 저자는 오바댜의 정체성을 이중적으로 묘사합니다: 1) 왕궁 맡은 자 2) 여호와를 지극히 경외하는 자. 전자의 직책은 처음에는 왕실 재산을 돌보는 역할로 시작하여 후대에는 왕의 정책 자문까지 맡는 핵심 요직(要職)입니다. 후자의 직책은 아합의 왕후 이세벨의 행위에 대한 그의 신앙적인 열정을 엿보여 줍니다. 즉 그는 역설(逆說)의 헌신자입니다.
이처럼 오바댜는 가장 패역무도한 아합의 신하이자, 동시에 하나님을 지극히 경외하는 종이었습니다. 그는 종교적인 분리주의자도, 맹목적인 굴종자도, 실리적인 타협자도, 현실적인 합리주의자도 아닙니다. 그의 정체는 한마디로 규정하기 힘들지만, 분명한 것은 세상의 모순(矛盾)을 극복한 신비스러운 사람임에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왕기 저자는 아합과 동행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통해 여호와의 종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러냅니다(5~7절). [아합이 오바댜에게 이르되 이 땅의 모든 물 근원과 모든 내로 가자 혹시 꼴을 얻으리라 그리하면 말과 노새를 살리리니 짐승을 다 잃지 않게 되리라 하고 두 사람이 두루 다닐 땅을 나누어 아합은 홀로 이 길로 가고 오바댜는 홀로 저 길로 가니라 오바댜가 길에 있을 때에 엘리야가 그를 만난지라.]
오바댜는 아합의 궁내대신으로서 왕의 동행자입니다. 하지만 그는 아합의 길을 걷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아합으로 인한 어두운 시간을 밝혀주는 등불의 역할을 해냅니다. 굶주린 백성들보다 자신의 애마(愛馬)와 노새만을 위해서 꼴을 찾아 나섰던 아합 왕과는 달리, 오바댜는 이세벨의 악랄한 박해 속에서 목숨 걸고 하나님의 선지자들을 숨겨주고 그들에게 음식으로 공궤(供饋)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합과 오바댜는 함께 걷지만, 서로 다른 길을 향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오바댜는 3년의 많은 날들이 지나는 동안, 엘리야의 공백을 넉넉히 채웠던 인물입니다. 사실 엘리야는 극심한 기근이 있었던 3년 동안을 아합을 피해서 초야(草野)에 묻혀 지냈습니다. 엘리야가 멈춰버린 사명의 길을 오바댜가 대신 걸었고, 그 길 위에서 다시 엘리야를 만나서 그에게 사명의 바통을 무사히 건네줍니다.
오바댜는 가장 어둡고 무섭고 비참한 자리에서 원리(아합의 궁내대신의 직임)를 지키면서도, 동시에 하나님 나라와 의를 위해서 값진 헌신(여호와를 지극히 경외하는 자)으로 세상의 모순을 극복했던 인물입니다. 참으로 그는 그의 이름에 걸맞게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한 여호와의 종이었습니다.
지금 모순이 판을 치는 이 시대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야말로 아합 시대 때 오바댜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 곳곳에서, 특히 아합과 이세벨의 악이 판을 치는 자리일지라도, 기꺼이 원리를 지키면서도 묵묵히 헌신할 줄 아는 <여호와의 종, 오바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주님께서는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 하셨습니다. 악한 아합과 비열한 이세벨이 판을 치는 모순의 세상에서도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함으로 원리와 헌신을 이어갔던 오바댜처럼, 악한 세상에서 여호와의 종으로서의 삶을 충실히 살아내게 하소서. 세상을 이기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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