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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상 14장] 변장(disguise)이냐? 회개(repentance)냐?

열왕기상 14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1절). [그 때에 여로보암의 아들 아비야가 병든지라.] 여로보암은 눈앞에 닥친 일에 관하여 자기 방식대로의 처방을 합니다(2~3절). [여로보암이 자기 아내에게 이르되 청하건대 일어나 변장하여 사람들이 그대가 여로보암의 아내임을 알지 못하게 하고 실로로 가라 거기 선지자 아히야가 있나니 그는 이전에 내가 이 백성의 왕이 될 것을 내게 말한 사람이니라 그대의 손에 떡 열 개와 과자와 꿀 한 병을 가지고 그에게로 가라 그가 그대에게 이 아이가 어떻게 될지를 알게 하리라.]

그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3자인 아내를 동원한 <변장>이었습니다. 여로보암의 변장술은 하나님 앞에서의 진실한 참회(懺悔)와는 아주 대조적입니다. 변장(變裝)은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여 다르게 보이기 위해 꾸민 상태를 말합니다. 반면 회개(悔改)는 하나님의 시선에 고정되어 완전히 노출된 상태를 말합니다. 전자는 겉(외모)을 덧입히려는 위장임에 반해, 후자는 속(중심)을 드러내려는 각성입니다.

태초 이래 죄를 범한 후, 인간의 본성은 이렇게 양 갈래, 곧 변장 혹은 회개로 나눠졌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 먹은 후에 그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취한 행동은 무화과 나뭇잎을 엮어서 벗은 몸을 가리는 변장이었습니다. 그들은 벗은 모습 그대로 하나님을 대면하지 않고 오히려 그 분의 시선을 피해서 스스로 숨었습니다. 인간의 시선에 고정되었던 그들의 행동은 회개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열왕기 저자는 변장한 여로보암의 아내의 수고를 아주 무색(無色)하게 만드는 한 인물을 소개합니다(4절). [여로보암의 아내가 그대로 하여 일어나 실로로 가서 아히야의 집에 이르니 아히야는 나이가 많아 눈이 어두워 보지 못하더라.] 그는 아히야 선지자입니다. 일찍이 여로보암의 왕좌를 예언한바 있었던 그는 많은 믿음의 사람들이 남 유다로 대거 이주했을 때, 그 행렬에 끼지 않고 스스로의 책임을 느끼고 북 왕국 실로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연로한 그는 여로보암의 배교행위를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어서 안구가 고정된(히, 카무 에이나요)상태로 눈을 감아버립니다. 그런데 여로보암의 변장술은 하나님의 선지자 아히야 앞에 깡그리 헛된 일에 불과했습니다.

그 뿐 아니라 변장한 여로보암의 아내가 나타나기 전부터 그들의 행태가 이미 하나님의 시선에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5절). [여호와께서 아히야에게 이르시되 여로보암의 아내가 자기 아들이 병 들었으므로 네게 물으러 오나니 너는 이러이러하게 대답하라 그가 들어올 때에 다른 사람인 체함이니라.] 즉 하나님께서는 육안이 보이지 않던 아히야의 영안을 열어 계시(啓示)해 주십니다.

아히야는 여로보암의 아내에게 이렇게 예언합니다(6절). [그가 문으로 들어올 때에 아히야가 그 발소리를 듣고 말하되 여로보암의 아내여 들어오라 네가 어찌하여 다른 사람인 체하느냐 내가 명령을 받아 흉한 일(bad news)을 네게 전하리니.] 계시는 변장을 충분히 꿰뚫어 봅니다. 즉 하나님의 시선은 인간의 눈속임을 충분히 간파(看破)하고도 남습니다.

하나님의 계시는 신접한 여인 앞에서 변장했었던 사울의 실존을 꿰뚫었고, 왕복을 벗고 군복으로 변장하여 출정했던 아합의 몸에 화살이 꿰뚫었듯이 그 계시는 그의 영혼까지 꿰뚫어 보십니다.


하나님 앞에서 변장하거나 다른 사람인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 분 앞에서 완전히 노출하고, 속 깊은 고백까지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변장의 결과는 bad news이지만, 회개의 결과는 good news입니다. 그러므로 변장에 능한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회개에 능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합니다. 아멘.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데 이르기를 원하시는 하나님! 주님 앞에서 마치 안 그런 척하는 변장이 아니라 참된 회개를 통해서 고침 받고 회복되어 소생케 하소서. 모든 지각에 뛰어나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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