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34장] 돈 통 속에서 발견된 율법책과 신앙의 기준

역대하 34장은 아주 특이한 소재 하나가 등장한다. 그것은 <율법책>이다. 요시야 왕은 즉위 12년부터 18년 동안 대대적인 종교 개혁을 시행하였다. 그는 그의 조부 므낫세와 부친 아몬이 섬겼던 모든 우상의 잔재들을 모조리 청소하였다.

그러던 중, 즉위 18년이 되던 해에 요시야 왕은 율법책을 발견한다. 금상첨화 곧 <비단위에 꽃을 입힌다>는 뜻으로 좋은 일에 더 좋은 일이 겹치듯이, 요시야 왕은 발견한 그 율법책을 토대로 하여 더욱 정확하고 철저하게 종교 개혁을 단행한다. 그때부터 신앙의 기준선을 잡게 된다(18~21절).

[사반이 왕의 앞에서 읽으매 왕이 율법의 말씀을 듣자 곧 자기 옷을 찢더라 왕이 힐기야와 사반의 아들 아히감과 미가의 아들 압돈과 서기관 사반과 왕의 시신 아사야에게 명하여 가로되 너희는 가서 나와 및 이스라엘과 유다의 남은 자를 위하여 이 발견한 책의 말씀에 대하여 여호와께 물으라 우리 열조가 여호와의 말씀을 지키지 아니하고 이 책에 기록된 모든 것을 준행치 아니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쏟으신 진노가 크도다.]

요시야 왕이 율법책을 발견하기 이전에는 가끔씩 등장하는 선지자들의 설교에 의지했거나 제사장의 전통에 의존했었다. 그런데 선지자의 설교나 제사장의 전통은 시대마다 큰 자극제가 되긴 했어도 그들이 죽든지, 떠나든지, 혹은 사라져버리면 이내 옛 본성대로 회귀해 버리는 한계성을 지닐 수밖에 없었다. 반면 기록된 율법책은 정확하게 보존되어 있었기 때문에 절대적인 원칙으로 삼을 수 있었다.

우리는 여기에서 교훈 하나를 얻을 수 있다. 신앙생활에서 변하지 않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것은 목사나 교우들도 아니고, 직분도 아니고, 교회 건물이나 시스템도 아니고, 공동체의 분위기도 아니다. 그런 것들은 시대와 상황과 환경에 따라 다 변할 수 있는 가변적인 것들이다. 그러나 절대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주의 말씀은 영원하듯이 정경(Canon)이라 불리는 <성경말씀>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 율법책이 발견된 장소이다. 14절에 보면, [무리가 여호와의 전에 연보한 돈을 꺼낼 때에 제사장 힐기야가 모세의 전한 여호와의 율법책을 발견하고]라고 소개한다. 요시야가 발견했던 율법책은 성전 연보궤 안, 즉 돈 속에 파묻혀 있었다. 한편 모세 당시, 원래 율법책은 언약궤 곁에 두어야 했었다(신 31:26절). [이 율법책을 가져다가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언약궤 곁에 두어 너희에게 증거가 되게 하라.]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율법책은 돈 통 속에 파묻혀 버리게 된다. 그 결과 이스라엘 백성들은 신앙의 기준을 상실한 채, 하나님을 져버리게 된다. 요시야 왕 당시, 율법책이 돈 통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은 아주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즉 요시야 이전의 상황은 율법책이 돈 속에 파묻혀 버린 현상, 성경보다 돈이 훨씬 더 가치를 떨치던 시대였음을 꼬집어 말해준다. 한마디로 말씀이 돈에 잠식되면서 신앙의 기준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 것이다.

광야에서 이스라엘이 금송아지를 숭배한 사건이라든지, 중세교회에서 면죄부 판매를 통해 대성당 건축의 재원을 조달케 했던 일이라든지, 오늘날 교회의 외형을 치장하는데 무수한 금전을 쏟아 붓는 일은 교회가 돈의 산물이 되었고, 말씀이 돈에 잠식된 증거라 할 수 있다. 개혁자들이 목이 터져라 “솔라 스크립투라(SOLA SCRIPTURA: 오직성경)”라고 부르짖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말씀이 교회의 돈 통에 파묻혀 버렸기 때문이다.

돈 속에 성경을 파묻어서는 안 된다. 돈의 가치에 하나님의 말씀을 팔아먹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신앙의 기준을 잃게 되어 완전히 망하게 된다. 그러나 돈 속에 파묻힌 성경을 다시 발견한다면, 돈의 가치에 손상된 하나님의 말씀을 다시 복원한다면, 오직성경을 다시 회복한다면, 우리의 신앙은 금상첨화, 비단에 꽃을 입힌 격이 될 수 있다. 요시야가 돈 통에 파묻힌 율법책을 되찾았듯이, 이 시대에도 황금만능주의 가치관에 손상 입은 하나님의 말씀을 다시 복원할 수 있는 귀중한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주님! 돈에 잠식된 말씀을 되찾아 신앙의 기준을 회복하는 개혁자가 되게 하소서. 말씀하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