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22장]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역대하 22장은 아하시야 왕에 관한 내용이 다루고 있다. 그가 왕이 되었을 때는 역대 유다의 왕들 중에서 가장 악이 무르익어 최절정일 때였다, 아합 집안에서 시집 온 아달랴가 유다 왕실의 씨를 말리기 바로 직전에 아하시야는 그의 형제들의 죽음으로 인해서 얼떨결에 왕으로 등극하였는데 통치 기간은 겨우 1년 남짓하다.

시편 12편 8절에 “비루함이 인생 중에 높아지는 때에 악인이 처처에 횡행하는도다.”라는 시편 시인의 고백처럼, 아하시야 시대 때는 비열함과 악인이 손을 잡고 그 횡포가 가득한 때였다. 아하시야 역시 어미 아달랴와 손을 잡아 유다 왕실의 씨를 말리려 했고, 북 이스라엘의 악한 왕 요람에게 병문안을 가는 중에 예후의 반란에 휩쓸려 아합 집안과 더불어 죽임을 당했다. 즉 아하시야는 다윗의 피를 이어 받았으나 아합 집안과 동일한 심판을 받은 것으로 보아 하나님은 그를 악인들과 동등하게 취급하였던 것이다. 아하시야는 결국 악에 물들어 악인이 되어 버렸다.

‘악에 물든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역대기 저자는 그 뜻을 이렇게 알려준다(3~5절). [아하시야도 아합의 집 길로 행하였으니 이는 그의 어머니가 꾀어 악을 행하게 하였음이라 그의 아버지가 죽은 후에 그가 패망하게 하는 아합의 집의 가르침을 따라 여호와 보시기에 아합의 집 같이 악을 행하였더라 아하시야가 아합의 집의 가르침을 따라 이스라엘 왕 아합의 아들 요람과 함께 길르앗 라못으로 가서 아람 왕 하사엘과 더불어 싸우더니.]

역대기 저자는 무려 세 번씩이나 반복하여 <아합의 집>을 언급하고 있다. ‘아합의 집 길로 행하였으니’, ‘아합의 집의 가르침을 따라(2번)’ 게다가 ‘그의 어머니가 꾀어 악을 행하게 하였음이라’라고 소개한다. 그의 형제들이 죽게 되었을 때, 어쩌면 가장 순진했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 아하시야는 ‘악인의 집’에 영향을 받아 순식간에 악에 물들고 말았다. 이는 제아무리 ‘다윗의 혈통’일지라도 악에는 속수무책임을 실감케 한다.

이렇게 악에 쉽게 물드는 현실을 보면서 시편의 시인은 ‘악에 물들지 않는 자가 복이 있다’고 소개한다(시편 1:1~2절).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참으로 복 있는 자가 누구인가? 악에 물들지 않기를 애쓰는 자이다. 그는 악을 멀리하고 말씀을 가까이하는 자이다. ‘만일 아하시야가 이런 비결을 알았더라면, 복 있는 자의 삶을 살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수님께서는 성도의 주변에 악과 악인이 가득하게 될 것을 이미 아셨던 것 같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기도(주기도문)를 가르쳐 주시면서 <악에 관하여> 꼭 기도하게 하셨다(마 6:13절).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혹은 악한 자에게서도 구하시옵소서)]라는 기도를 빠트리지 않으셨다.

그리스도인이라고 해서 악에 대하여 자동 면역 장치가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매사에 악을 멀리하고, 말씀을 가까이하여 악에 물들지 않도록 스스로 자신을 지켜내어야 한다. 그뿐 아니라 시험에 들지 않도록 기도하고, 그 악과 악인들로부터 구원받도록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 또한 나뿐 아니라 공동체와 가족과 자녀들을 위해서도 악에 물들지 않도록 말씀과 기도로 그들을 지켜내어야 한다. 이것이 성도가 이 땅을 살아가는 사명들 중에서 매우 중요한 사명이며, 악에 물들지 않고 악으로부터 구원받는 그 상태가 바로 ‘복 있는 자의 삶’인 것이다.

주님! 주님께서 주기도문을 가르쳐 주신 이유를 알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험에 들지 않게 하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여 주소서. 악을 멀리하고 말씀을 가까이하는 복 있는 자의 삶을 살게 하소서. 비열함이 가득하고 악이 도처에 횡횡할 때를 살고 있습니다. 우리와 우리 자녀들을 악으로부터 지켜 주소서.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