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1장] 예배자에게 주어지는 하나님의 금수저

흔히 솔로몬을 ‘금수저’에 비유한다. 얼핏 보면 다윗의 아들로 태어나 왕위를 물려받았으니 소위 ‘로얄 금수저’가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역대기 저자는 그렇게 설명하지 않는다. 역대하 1장은 다윗이 죽은 후 솔로몬의 등장을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대하 1:1절).

[다윗의 아들 솔로몬의 왕위가 견고하여 가며 그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하사 심히 창대하게 하시니라.]

성경의 저자는 타고난 생래적인 부분보다는 하나님과 연결 짓고 있다. 그런 다음, 솔로몬의 생애에서 하나님과 특별한 관계 맺음을 소개하고 있다(6절). [여호와 앞 곧 회막 앞에 있는 놋 제단에 솔로몬이 이르러 그 위에 천 마리 희생으로 번제를 드렸더라.]

처음에는 이 구절이 기복신앙처럼 느껴졌다. 1000마리든, 1000번을 한 마리씩 드렸든, 복 받으려면 이 정도의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식의 해석이 떠올랐다. 그러다가 솔로몬의 입장에서 깊이 생각해 보았다. 그가 아버지 다윗의 신앙을 보고 자랐다면, 번제단에 1000마리의 희생 양을 드린 것은 ‘쇼’가 아니라 ‘진심’이었을 것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숫자 1000마리는 상징이다. 즉 온 마음과 정성을 다 드린 예배의 자세를 의미한다.

솔로몬은 예배자였던 다윗의 등 뒤에서 날마다 예배드리는 것을 보면서 자랐다. 자녀는 부모의 뒷모습(등)을 보며 자란다고 하지 않던가! 그러니 솔로몬이 하나님께 일천 번제를 드린 사건은 건성이나 형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의 진심어린 예배 그 자체였다.

아비가 성실한 예배자였으니 아들도 예배자가 된 것이다. 하나님도 그것을 인정하셨다고 역대기 저자는 밝힌다(7절). [그 날 밤에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나타나 그에게 이르시되 내가 네게 무엇을 주랴 너는 구하라 하시니.]

이 구절을 마치 나무꾼이 연못에 빠트린 도끼를 들고 등장하는 산신령 이야기에 대입해서는 안 된다. 처지가 딱한 솔로몬을 도와주러 하나님이 등장하신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 구절은 진정한 예배자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훤히 드러내신 것이다. 하나님께 예배에 올인(All in)하면, 하나님도 가만히 계시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나님은 반드시 등장하셔서 그 예배를 받으실 뿐 아니라 인격적인 교제와 더불어 합당한 보상을 더해 주신다.

예배자의 삶은 예배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예배로 인해 하나님과의 교제의 물꼬가 터져서 그때부터 그 분과 풍성한 삶을 이어가게 된다. 솔로몬이 그러했다(11절).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이르시되 이런 마음이 네게 있어서 부나 재물이나 영광이나 원수의 생명 멸하기를 구하지 아니하며 장수도 구하지 아니하고 오직 내가 네게 다스리게 한 내 백성을 재판하기 위하여 지혜와 지식을 구하였으니 그러므로 내가 네게 지혜와 지식을 주고 부와 재물과 영광도 주리니 네 전의 왕들도 이런 일이 없었거니와 네 후에도 이런 일이 없으리라 하시니라.]

나는 내 아들이 하나님께 예배에 올인해서 이런 축복을 누렸으면 좋겠다. 나 역시도 직업이 목사라서 의무적으로 예배를 드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예배가 생명 자체가 되어 전심으로 하나님께 나아가 그 분과의 교제의 물꼬가 터져서 그 분이 주시는 풍성한 삶을 누렸으면 좋겠다. 솔로몬은 금수저가 아니라 예배자였다. 진정한 예배자라면 하나님의 금수저를 물려받을 자격이 있다. 그런 예배자 되기를 소망한다.

주님! 예배자가 되어 주님과 생명의 교제를 나누며, 주께서 베푸시는 풍성한 삶을 누리게 하소서. 생명의 호흡이 되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