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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상 9장] 세상의 음지(陰地)와 하나님의 양지(陽地)

역대상 9장은 바벨론 포로귀환자들의 일부 명단을 처음 소개한다(2절 표준 새번역). [맨 처음으로 자기들의 성읍 소유지에 돌아와서 살림을 시작한 사람들은 이스라엘 사람과 제사장과 레위 사람과 성전 막일꾼들이다.]

그런데 9장에서 이들의 명단을 기술(記述)하는 역대기 저자의 기준은 아주 특이하다. 3~9절은 유다 자손, 베냐민 자손, 그리고 에브라임과 므낫세 자손 가운데서 예루살렘에 자리 잡은 사람들의 우두머리들의 명단이며, 10~34절은 예루살렘에 정착한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의 명단이다. 얼핏 보면, 전자에 대한 기록은 짧은 반면, 후자에 대한 기록은 상당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역대기 저자는 바벨론 포로귀환자들 가운데 일반인보다 성전에서 봉사하는 자들에 대해 보다 더 세밀하게 관심을 지녔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성전 봉사자들 명단을 보면 10~13절은 제사장들의 명단이며, 14~16절은 레위자손중의 일부 명단이며, 나머지 17~34절은 레위자손 중 성전 문지기와 성전 막일꾼들의 명단이다. 역대기 저자가 이러한 명단들을 기술했을 때, 극히 제한된 지면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과연 어떤 기준으로 기록을 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는 성전 봉사자들 중에서 양지(陽地)와 음지(陰地)를 구분하고 있다. 전자는 성전 뜰과 성소와 지성소에서 제사를 집례 하는 자로서 드러나는 장소에서 봉사하는 이들이다. 후자는 성전 뒤편 창고와 부속건물 깊은 곳에서 제사 물품을 준비하고, 건물과 부속물을 지키는 자로서 감춰진 봉사자들이다. 그런데 역대기 저자는 후자에 대해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즉 이름도 빛도 없이 섬기는 <무명의 그리스도인들>,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를 정도로 은밀하게 수고하는 <익명의 헌신자들>에 대한 관심을 깊게 표현하고 있다.

17~27절에 보면 [문지기는 살룸과 악굽과 달몬과 아히만과 그의 형제들이니... 이는 문지기의 우두머리 된 레위 사람 넷이 중요한 직분을 맡아 하나님의 성전 모든 방과 곳간을 지켰음이라 그들은 하나님의 성전을 맡은 직분이 있으므로 성전 주위에서 밤을 지내며 아침마다 문을 여는 책임이 그들에게 있었더라.] 역대기 저자는 이들에 대해서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그리고 밤을 지새웠던 이들의 <숨은 수고들>을 아낌없이 밝히고 있다.

28~32절에 보면 [그 중에 어떤 자는 섬기는 데 쓰는 기구를 맡아서 그 수효대로 들여가고 수효대로 내오며 또 어떤 자는 성소의 기구와 모든 그릇과 고운 가루와 포도주와 기름과 유향과 향품을 맡았으며 또 제사장의 아들 중의 어떤 자는 향품으로 향기름을 만들었으며 고라 자손 살룸의 맏아들 맛디댜라 하는 레위 사람은 전병을 굽는 일을 맡았으며 또 그의 형제 그핫 자손 중에 어떤 자는 진설하는 떡을 맡아 안식일마다 준비하였더라.] 즉 이들은 <얼굴 없는 봉사자들>이다. 그 중에서 대표로 맛디냐의 이름을 공개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명함이나 얼굴대신에 평생을 구슬땀이 베인 전병 굽는 일에 매진했던 것이다. 역대기 저자는 얼굴 없는 봉사자들을 결코 묵과(黙過)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손과 마음의 수고를 아낌없이 인정해준다.

33절에 보면 [또 찬송하는 자가 있으니 곧 레위 우두머리라 그들은 골방에 거주하면서 주야로 자기 직분에 전념하므로 다른 일은 하지 아니하였더라.] 즉 이들은 문자 그대로 <골방 사람들>이다. 그들은 성전 부속 건물 안에서 평생 동안 골방 찬송과 중보로 헌신했던 사람들이다. 어쩌면 그 누구도 이들의 얼굴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역대기 저자는 하나님의 평가 기준에 따라 이들을 밝히 드러내고 있다.

세상의 음지가 하나님의 양지일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무명의 그리스도인들, 익명의 헌신자들, 밤을 지새우는 숨은 수고자들, 얼굴 없는 봉사자들, 골방의 사람들과 더불어 동역하시기를 기뻐하신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세상을 하나님 나라로 변화시켜 나가신다. 이렇듯 세상의 음지에서 하나님의 양지가 되어 사는 삶이 바로 우리 성도의 삶이 아닐까.


주님! 세상의 음지에서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 섬겨나감으로 하나님의 양지를 경험하게 하소서. 생명의 빛으로 어둠의 세상을 밝히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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