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Search

[역대상 17장] 그 은혜 안에서의 영원한 사귐

역대상 17장은 선지자 나단의 신탁(神託)을 통한 하나님과 다윗 사이에 오고간 대화를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역대기 저자가 이 대화의 내용을 무려 한 장(one chapter)에 해당할 만큼 길게 다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나단 선지자나 다윗 왕이 생각했던 하나님과 실제의 하나님 사이의 차이점을 밝히기 위해서이다. 쉽게 말하자면, 이해(understanding)의 차이를 극복하려는 것이다.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1절). [다윗이 그의 궁전에 거주할 때에 다윗이 선지자 나단에게 이르되 나는 백향목 궁에 거주하거늘 여호와의 언약궤는 휘장 아래에 있도다.]


때는 바야흐로 블레셋 변방을 떠돌던 하나님의 궤가 드디어 다윗 성, 어느 한 곳에 안치된 시점이다. 다윗은 한 나라의 왕으로서 화려하고 편안한 궁전에서 생활했던 반면, 하나님의 궤는 초라한 장막(tent)에 보관되어 있었다. 시간이 점점 흐르자, 다윗은 마음이 불편해진다. 그래서 그는 선지자 나단에게 암묵적인 의사를 밝히는데 그것이 바로 성전을 건축하려는 것이다.

이런 다윗의 마음을 면밀히 헤아렸던 나단의 답변은 이러하다(2절). [나단이 다윗에게 아뢰되 하나님이 왕과 함께 계시니 마음에 있는 바를 모두 행하소서.] 나단 역시 인지상정(人之常情), 곧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는 보편적인 마음으로 다윗의 생각에 깊이 공감한다.

그런데 역대기 저자가 밝히려는 것은 그 다음에 나오는 하나님의 반응이다(3~4절). [그 밤에 하나님의 말씀이 나단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가서 내 종 다윗에게 말하기를 여호와의 말씀이 너는 내가 거할 집을 건축하지 말라.]


한마디로 하나님께서는 거절의사를 분명하게 밝히신다. 게다가 분에 넘치는 복(福)을 다윗에게 약속하신다(7~8, 14절). [또한 내 종 다윗에게 이처럼 말하라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처럼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를 목장 곧 양 떼를 따라다니던 데에서 데려다가 내 백성 이스라엘의 주권자로 삼고 네가 어디로 가든지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 모든 대적을 네 앞에서 멸하였은즉 세상에서 존귀한 자들의 이름 같은 이름을 네게 만들어 주리라... 왕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

하나님께서는 다윗 왕과 나단 선지자가 지녔던 ‘인지상정’의 마음을 완전히 뒤집으신다. 심지어 부모와 자식 간의 ‘인지상정’의 이해조차도 깡그리 허물어 버리신다. 그것은 서로 주고받는(give and take) 인간관계의 차원을 훨씬 초월한다. 또한 그것은 부부관계처럼 암묵적인 협약이나 은밀한 조건부의 관계로도 도저히 설명될 수 없다. 다만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밖엔 이해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은혜(grace)이다.

하나님과 다윗 사이에 형성된 관계는 <은혜>에 기초한 것임을 역대기 저자는 분명하게 밝힌다. 그 은혜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인지상정’이라든가, 부자의 정(情), 부부의 연(緣)보다 훨씬 더 심오하다.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 형성은 반드시 그 은혜(무조건적인 사랑)에 기초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 비로소 깊은 사귐이 이루어진다.

<그 은혜에 기초한 관계 형성>을 깨닫게 된 다윗은 하나님과 보다 더 깊고 친밀한 사귐으로 나아가게 된다(16~27절). [다윗 왕이 여호와 앞에 들어가 앉아서 이르되 여호와 하나님이여 나는 누구이오며 내 집은 무엇이기에 나에게 이에 이르게 하셨나이까 하나님이여 주께서 이것을 오히려 작게 여기시고 또 종의 집에 대하여 먼 장래까지 말씀하셨사오니 여호와 하나님이여 나를 존귀한 자들 같이 여기셨나이다 주께서 주의 종에게 베푸신 영예에 대하여 이 다윗이 다시 주께 무슨 말을 하오리이까 주께서는 주의 종을 아시나이다 여호와여 주께서 주의 종을 위하여 주의 뜻대로 이 모든 큰 일을 행하사 이 모든 큰 일을 알게 하셨나이다 여호와여 우리 귀로 들은 대로는 주와 같은 이가 없고 주 외에는 하나님이 없나이다... 나의 하나님이여 주께서 종을 위하여 왕조를 세우실 것을 이미 듣게 하셨으므로 주의 종이 주 앞에서 이 기도로 간구할 마음이 생겼나이다 여호와여 오직 주는 하나님이시라...]

성전건축과 같은 조건부적인(give & take) 하나님 이해라든가, 인지상정 수준의 인간적인 하나님 이해로는 하나님과 깊고 친밀한 사귐으로 나아갈 수 없다. 아무 것도 바라지 않으시는 무조건적인 사랑, 곧 그 은혜 안에 기초한 관계 형성만이 그 분과 깊고 친밀하며 영원한 사귐을 가질 수 있다.


주님, 비록 이성으로 다 이해할 수도, 마음으로 다 헤아릴 수도 없지만, 또한 주님께 해드릴 수 있는 것도 없지만, 먼저 주님께서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이렇게 전적으로 베푸신 그 은혜를 최우선시 여기게 하소서. 그 은혜에 기초하여 주님과 평생토록 사귐을 가지게 하소서. 은혜의 주관자 되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Comments


Untitled%20design_edited.png
율촌한인교회
    

ewellkoreanchurch@gmail.com

Ewell United Reformed Church
London Rd, Ewell, Epsom,
KT17 2BE

 
하나님을 예배하는 양무리
Ewell korean church
  

©2021 by Ewell Korean Church.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