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기상 21장] 넘어질까 조심하라

역대기상 21장의 시작은 이러하다(1, 개정). [사탄이 일어나 이스라엘을 대적하고 다윗을 충동하여 이스라엘을 계수하게 하니라.” 공동번역에서는 “사탄이 이스라엘을 거슬러 일어나, 이스라엘의 인구를 조사하도록 다윗을 부추겼다.]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는 사무엘하 24장은 [여호와께서 다시 이스라엘을 향하여 진노하사 그들을 치시려고 다윗을 격동시키사 가서 이스라엘과 유다의 인구를 조사하라 하신지라]라고 기록한다.

이를 비교해보면, 역대기 저자의 강조점은 다윗을 예로 삼아 영적 세계에서 사탄의 충동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과 인간은 누구나 순식간에 충동에 사로잡힐 수 있다는 보편적인 현실을 일깨워 준다.

또한 역대기 저자는 단 한 번의 패전도 없이 연승 가도(街道)만을 달려온 다윗이 사탄으로 하여금 충동받았던 일을 특별하게 다루면서 “선 줄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는 고린도전서 10장 12절의 말씀을 다시금 강조한다.

지금까지 다윗은 서 있었다. 그것도 우뚝 서 있었다. 그런데 그가 우뚝 서 있을 수 있었던 근본적인 힘은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 하셨기 때문이다. 한편, 인구조사(이스라엘의 칼을 뺄 만한 자의 숫자)를 통해서 군사력을 확인하고 정비 및 보완하려했던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었다. 다윗의 생명의 근원은 하나님이었는데 사탄의 충동으로 인해 다윗은 그것을 일순간 망각하였다. 이것을 보면, 사탄은 귀신의 탈을 쓰거나 악마의 형체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선 줄로 생각하는 자에게 넘어뜨리려고 마음속에서 충동하기 위해서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과 연결된 신앙의 고리를 자르기 위해서 사탄은 등장한다. 왜냐하면 이것이 하나님의 백성들에게는 마치 산소 줄을 자르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사탄은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과 성도를 차단시키려는 시도에서 마음의 충동을 일으킨다.

공생애를 앞두신 예수님마저도 이 부분은 예외가 아니었다. 마가복음은 [광야에서 사십 일을 계시면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셨다]고 보도한다(막 1:13절). 그 세 가지 시험들은 모두 하나님과 예수님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시도였다. 예수님은 모두 말씀으로 잘 극복하셨다(마 4:1~11절, 눅 4:1~13절).

사탄의 충동은 특별히 스스로의 힘으로 선 줄로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넘어지게 한다. 그러니 잘 될 때, 시험이 없을 때, 문안한 삶이 이어질 때, 주로 충동한다. 그리스도인의 생명 줄은 하나님이시다. 중환자실에 산소 줄과 같다. 사탄은 이 줄을 끊으려고 한다. 그러니 하나님과 단단히 붙어 있어야 한다. 사탄이 파고들 틈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 순간도 우리의 생명의 근원은 하나님이시고, 하나님 덕분에 서 있음을 잊지 말자!

주님!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 했습니다. 지금 서 있음이 주님 덕분임을 한시도 잊지 말게 하시고, 생명의 근원이 하나님이심을 기억하며, 하나님과 조금의 틈도 생기지 않도록 애쓰게 하소서. 그리하여 사탄의 충동을 피하고, 능히 이기게 하소서. 생명의 근원이 되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