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 10장] 거룩함을 회복하는 일

에스라 10장은 이방여인과 통혼한 이들을 조사하여 그 여인들을 내보내는 내용이다. 여기에 <이방여인>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나크리>라는 뜻은 단순히 이스라엘 민족이 아닌 이방의 여자들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민족적인 의미보다 종교적인 의미가 더 강하다. 그 뜻은 <이방신전의 매춘부>를 의미한다. 그러니 선민 이스라엘 입장에서 볼 때, 이 여인들과 통혼한 것은 여호와 신앙을 붕괴할 수 있는 영적 위태로움에 해당된다. 그래서 이 문제는 공개적으로 다뤄져야 했고, 사안 자체가 중대한 만큼 매우 시급히 처리해야했던 것이다. 에스라는 이 작업을 ‘거룩함을 회복하는 일’로 간주하여 추진하고 있다.

자! 이 일에 대한 반응은 뚜렷하게 세 갈래로 나눠진다고 에스라는 소개한다.

1. 지금 힘써 시행하자는 반응

[엘람 자손 중 여히엘의 아들 스가냐가 에스라에게 이르되 우리가 우리 하나님께 범죄하여 이 땅 이방 여자를 맞이하여 아내로 삼았으나 이스라엘에게 아직도 소망이 있나니 곧 내 주의 교훈을 따르며 우리 하나님의 명령을 떨며 준행하는 자의 가르침을 따라 이 모든 아내와 그들의 소생을 다 내보내기로 우리 하나님과 언약을 세우고 율법대로 행할 것이라 이는 당신이 주장할 일이니 일어나소서 우리가 도우리니 힘써 행하소서 하니라.]

스가냐는 비록 과거에 이방 신전 매춘부를 아내로 삼은 과오가 있다하나, 지금이라도 주의 교훈과 하나님의 명령을 힘써 지킨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스라엘의 소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스가냐의 강조점은 거룩함을 회복하는 일은 <지금 당장> 힘써 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2. 하루 이틀에 할 일이 아니다는 반응

[모든 회중이 큰 소리로 대답하여 이르되 당신의 말씀대로 우리가 마땅히 행할 것이니이다 그러나 백성이 많고 또 큰 비가 내리는 때니 능히 밖에 서지 못할 것이요 우리가 이 일로 크게 범죄하였은즉 하루 이틀에 할 일이 아니오니.]

모든 회중은 그들의 범죄를 인식하나, 거룩함을 회복하는 일은 하루 이틀에 할 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이 일을 미루려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우기를 맞이하여 밭에 파종하는 일, 곧 먹고 사는 일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거룩함을 회복하는 일에 관하여 하루 이틀에 할 일이 아니라고 핑계하며, 긴 유예 기간을 두려했던 것이다. 한마디로 회중은 <미루기 작전>을 펼친다.

3. 대놓고 반대한다는 반응

[오직 아사헬의 아들 요나단과 디과의 아들 야스야가 일어나 그 일을 반대하고 므술람과 레위 사람 삽브대가 그들을 돕더라.]

에스라는 거룩함의 회복에 대한 반대파의 명단들을 명확하게 기록한다. 왜 그들은 이 일에 기를 쓰면서까지 반대했을까? 그들은 하나님 없이 이방종교의 음란에 도취되어 욕정과 색욕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거룩함도 모르고, 하나님도 무시하는 <영적 백치(白痴)>와 같았다.

거룩함을 회복하는 일에 관하여, 그 옛날 에스라 시대뿐 아니라 오늘날도 뚜렷하게 세 부류로 나눠진다. 거룩함의 시급함을 인식하고 지금 당장 힘쓰려는 자와 먹고사는 문제를 앞세워 차일피일 미루려는 자와 아예 거룩함이 무엇인지 개념도, 관심도 없는 영적 백치이다.

성경은 스가냐의 말을 빌려서 분명히 답한다(2~4절). “이 땅 이방 여자를 맞이하여 아내로 삼았으나 이스라엘에게 아직도 소망이 있나니... 일어나소서 우리가 도우리니 힘써 행하소서!” 그렇다. 유일한 소망은 지금 당장 일어나서 주의 교훈과 하나님의 명령에 힘써 행하는 것이다. 즉 <지금 당장> 거룩함을 회복하는 것이 <소망>이다.

주님, 거룩함을 회복하는 일을 차일피일 미루지 말게 하소서. 또한 이 일에 무지와 무관심으로 일관하지 말게 하소서. 지금 당장, 주의 교훈과 하나님의 명령에 힘써 행하게 하소서. 거룩의 실체가 되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