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8장] 시급한 복음

왕은 악한 하만을 처형하였다. 그러나 하만이 남긴 아하수에로 왕의 인장이 찍힌 조서는 이미 페르시아 전역에 공포되고 있었다. 그 조서는 그해 열두째 달 십삼일에 유다인을 도륙하고 진멸하라는 왕의 명령이다. 비록 이 조서를 꾸몄던 하만은 죽었지만, 에스더와 모르드개는 이 일을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미 왕의 인장이 찍힌 조서는 절대 바꿀 수 없을 뿐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사태는 점점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때는 그해 셋째 달 이십삼일이었다(9절). 아직 9달가량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페르시아 전역이라는 광활한 범위를 고려할 때 결코 여유를 부릴 수 없었다. 모르드개를 중심으로 2차 왕의 조서가 작성되고 왕의 인장을 찍어 발송된다. 그 내용은 “유다인은 스스로 생명을 지키고 대적자를 처단하라”는 반전을 담은 왕의 명령이다(9~13절).

[그 때 시완월 곧 삼월 이십삼일에 왕의 서기관이 소집되고 모르드개가 시키는 대로 조서를 써서 인도로부터 구스까지의 백이십칠 지방 유다인과 대신과 지방관과 관원에게 전할새 각 지방의 문자와 각 민족의 언어와 유다인의 문자와 언어로 쓰되 아하수에로 왕의 명의로 쓰고 왕의 반지로 인을 치고 그 조서를 역졸들에게 부쳐 전하게 하니 그들은 왕궁에서 길러서 왕의 일에 쓰는 준마를 타는 자들이라 조서에는 왕이 여러 고을에 있는 유다인에게 허락하여 그들이 함께 모여 스스로 생명을 보호하여 각 지방의 백성 중 세력을 가지고 그들을 치려하는 자들과 그들의 처자를 죽이고 도륙하고 진멸하고 그 재산을 탈취하게 하되 아하수에로 왕의 각 지방에서 아달월 곧 십이월 십삼일 하루 동안에 하게 하였고 이 조서 초본을 각 지방에 전하고 각 민족에게 반포하고 유다인들에게 준비하였다가 그 날에 대적에게 원수를 갚게 한지라.]

자! 여기에서 깊이 묵상해야 할 부분이 있다. 1차 왕의 조서는 유다인에게 ‘사형선고’와 같다. 반면 2차 왕의 조서는 이와 반대로 구원의 소식, 곧 ‘Good News(복음)’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 소식이 곳곳마다 널리 알려져야 한다는 점이며, 시간을 앞 다투는 문제라는 점이다.

이에 관하여 에스더는 이렇게 전한다(14절).

[왕의 어명이 매우 급하매 역졸이 왕의 일에 쓰는 준마를 타고 빨리 나가고 그 조서가 도성 수산에도 반포되니라.]

사안이 매우 시급했다. 그래서 왕의 준마까지 대동하였다. 과연 무엇을 위해서일까? 생명 구원이다. 그렇다. 복음은 생명을 구원하는 복되고 좋은 소식이로되 역졸을 왕의 준마에 태워야 할 만큼 분초를 다투는 시급한 사안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아담의 범죄 이래 이미 1차 왕의 심판 조서가 온 인류에 공포되었기 때문이다(창 3장). 그래서 그냥 가만히 두면 다 죽게 되어 있다.

예수님은 “이미 도끼가 나무 뿌리에 놓였으니 좋은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져지리라(마 3:10절)”고 시급한 경고를 하신 후 그 분 스스로 십자가를 짊어지시고 인류의 죄를 대속하셨다. 이제 예수님에 의해서 구원의 소식을 담은 2차 왕의 조서가 다시 작성되었다. 사안이 급한지라 이 복된 소식을 전파할 역졸과 왕의 준마가 필요하다. 그 역졸이 바로 오늘을 사는 ‘하나님의 성도’요, 그 준마가 이 땅에 세워진 ‘하나님의 교회’이다.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나가서 널리 전하자! 온 세상이 듣도록.

주님, 생명 구원을 위한 복음의 시급성을 깨닫게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공감하게 하소서. 그리고 전파하게 하소서. 구원의 복음을 완성하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