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7장] 잔치자리인가 & 심판자리인가

에스더 7장은 에스더 전체에서 하이라이트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마지막 날 하나님의 성도와 원수 사탄마귀의 운명을 스케치하기 때문이다. 흔히 에스더서의 주제를 이방 땅에서의 유다인 구원으로 ‘협소하게’ 설정하지만, 실제로 이 내용은 하나님의 성도의 영적 싸움과 최후의 승리에 관한 것이다. 특별히 7장은 이를 명쾌하게 증명해 준다.

7장의 배경은 ‘잔치자리’이다(1절). [왕이 하만과 함께 또 왕후 에스더의 잔치에 가니라.]

잔치자리에 왕과 하만과 에스더가 함께 등장한다. 그런데 이 자리는 ‘잔치자리’이면서 동시에 선인과 악인이 판가름 나는 ‘심판자리’이기도 하다. 즉 누군가에게는 잔치자리요, 누군가에는 심판자리라는 의미이다. 왕은 선인의 억울함을 풀어주며, 악인의 악행에 심판하는 재판장으로 등장한다. 마치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시는 그 날을 연상케 한다.

이 장면을 떠올리며 에스더 7장의 내용을 잘 읽어보라!

① 선인의 변호(辯護)와 재판장의 선처(2~4절).

[왕이 이 둘째 날 잔치에 술을 마실 때에 다시 에스더에게 물어 이르되 왕후 에스더여 그대의 소청이 무엇이냐 곧 허락하겠노라 그대의 요구가 무엇이냐 곧 나라의 절반이라 할지라도 시행하겠노라 왕후 에스더가 대답하여 이르되 왕이여 내가 만일 왕의 목전에서 은혜를 입었으며 왕이 좋게 여기시면 내 소청대로 내 생명을 내게 주시고 내 요구대로 내 민족을 내게 주소서

나와 내 민족이 팔려서 죽임과 도륙함과 진멸함을 당하게 되었나이다 만일 우리가 노비로 팔렸더라면 내가 잠잠하였으리이다 그래도 대적이 왕의 손해를 보충하지 못하였으리이다 하니.]

에스더는 예복을 입고 왕의 목전에서 ‘은혜’를 입는다. 왕은 그녀의 호소와 간청에 전적으로 귀를 기울인다. 그녀가 구하는 것은 오로지 ‘생명의 구원’이다. 왕과 에스더는 마치 예수님께서 비유하신 예복 입은 자들만 참여했던 임금의 잔치자리와 같다(마 22장). 즉 지금 에스더가 머문 자리는 택함 받은 선인에게만 영생이 선물로 주어질 수 있는 ‘잔치자리’인 셈이다.

한편, 심판자리는 누가 차지할까?

② 악인의 죄상(罪狀)와 재판장의 심판(5~7절, 10절).

[아하수에로 왕이 왕후 에스더에게 말하여 이르되 감히 이런 일을 심중에 품은 자가 누구며 그가 어디 있느냐 하니 에스더가 이르되 대적과 원수는 이 악한 하만이니이다 하니 하만이 왕과 왕후 앞에서 두려워하거늘 왕이 노하여 일어나서 잔치 자리를 떠나 왕궁 후원으로 들어가니라 하만이 일어서서 왕후 에스더에게 생명을 구하니 이는 왕이 자기에게 벌을 내리기로 결심한 줄 앎이더라 모르드개를 매달려고 한 나무에 하만을 다니 왕의 노가 그치니라.]

왕의 대적과 원수가 하만이라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지금까지 그가 행한 악행도 모조리 밝혀진다. 그리고 왕은 악인 하만을 처형한다. 마치 예수님의 잔치 비유에서 예복입지 않아 바깥 어두운 곳으로 쫓겨나는 자처럼, 왕이신 하나님의 은혜를 입지 않은 악인에게는 오로지 영벌이 주어지는 ‘심판자리’인 것이다. 장차 그리스도의 재림 때에 원수 사탄마귀가 불 못에 참예하듯이 그를 따르는 모든 행악자들도 동일한 운명에 처할 것이다(계 20:10절).

에스더 7장은 잔치자리가 누군가에게는 진정 잔치자리요, 누군가에게는 심판자리임을 넌지시 보여준다. 또한 왕의 은혜를 입은 자에게는 생명을 얻는 잔치자리요. 그렇지 못한 자에게는 생명을 잃는 심판자리인 것이다. 즉 7장은 그리스도 재림 시에 운명이 첨예하게 갈라지는 마지막 날에 관한 그림자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은혜를 입어 악인이었다가 의인으로 칭함을 받게 된, 즉 예복을 입게 된 하나님의 성도는 영원한 잔치자리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주님오실 때까지 이 믿음으로 살아야 한다. 비록 원수 사탄마귀가 집요하게 예복을 벗기려고 공격할지라도 하나님의 전신갑주로 무장한 채 끝까지 그 예복입고 잔치자리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재림 전까지 우리가 감당해야 할 신앙생활이다. 그 후 우리는 잔치자리에 초대되어 영생을 선물 받는다. 아멘.